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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다

라멘 걸(라면 걸, Ramen Girl, 2009)

라멘 걸
감독 로버트 앨런 애커먼 (2008 / 미국)
출연 브리트니 머피, 니시다 토시유키, 태미 블랜차드, 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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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일본 음식인지 한국 음식인지 모를 정도로 한국인들에게 친숙하게 되어버린 라면.
일본에선 라멘이라고 한다지만 여긴 한국이니 한국식으로 라면이라 부르겠다.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 중 라면을 한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라면 소비량은 34억개로 중국(442.6억개), 인도네시아(124억개), 일본(54.3억개), 미국(39억개)에 이어 5위이지만, 이건 단순한 수치일 뿐 인구수가 전혀 고려되지 안흔 수치이니 큰 의미가 없다.
제대로 비교하려면 일인당 라면 소비량을 비교해야 하는데, 간단하게 중국 인구 16억, 인도 10억, 일본 1억 2천만, 미국 3억, 그리고 한국은 5천만.
보이는가. 한국인이 1년에 소비하는 라면의 수가 다른 4개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라면의 원조라는 일본보다 더 많은 라면을 소비하는 한국.

아, 잠깐 이거 영화 리뷰 아니었던가?
맞다. 그런데 왜 이런 라면 소비량 이야기나 하고 있지?
서론인데 길어졌다. 미안하다. (__)

사실 한국 라면은 정말 맛있지만 일본 라면은 담백한 게 아니라 느끼하다.
물론 본토 일본인들 입맛에는 맞겠지만, 솔직히 세계에서 통할 정도의 맛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본인은 라면을 세계적인 음식으로 만들어냈다.
어떻게?
바로 그들이 가진 상품 포장력(물건 싸는 포장이 아닌 표현력)을 이용한 엄청난 마케팅의 성과라고 본다.

그리고 그 여파로 탄생한 게 바로 브리트니 머피의 <라멘 걸>이다.
사실 영화 내용 보면 아무 것도 없다.
순수하게 라멘 찬양이다.
연인에게 실연당해 울다가 우연히 들어간 라멘 가게에서 장사끝이라고 외치는 주인에게 쫓겨날 뻔했으나 울먹이는 애비(브리트니 머피)를 차마 내쫓지 못하고 자리에 앉힌 여주인. 그리고 무뚝뚝한 주인이 만들어준 라멘을 먹고 그 맛에 홀딱 빠져들어 버젓이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라면 비법을 전수하고자 라멘 가게로 쳐들어간 애비.
이후의 줄거리는 아주 뻔하게 상상이 될 것이다.

영화 중간중간에 보이는 라멘에 대한 찬양.
인상을 찡그리고 있다가도 주인장이 만들어준 라면 국물을 한 입만 들이키면 얼굴 가득히 피어오르는 웃음... 아... 일본의 라멘은 이토록 위대한 것이었다~~~! --+

어찌되었든 영화는 그냥 그냥 볼만했던 정도였으나, 사실 너무 부러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일본에서 만든 <불고기>라는 영화를 아시는가.
한국의 불고기를 소재로 재일교포가 만든 영화다. (사실 일본인이 만든 영화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일본이 음식에 대한 담론을 좋아하고 그래서 일본 영화 중에 음식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다고 한들, 설마 불고기를 소재로 영화까지 만들 줄이야...
반면에 한국은 무엇하고 있나...
불고기는 당연히 한국의 것이라고 하면서 한푼이라도 더 남기려고 혈안이 되어 불고기 재료로 장난질이나 치고 있지 않은가... -_-;;
우리도 우리의 전통 음식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전통 음식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 우리의 음식을 알린다면 갈수록 우리의 전통 음식을 외면하는 우리의 청소년들과 현대의 한국인들에게도 우리의 음식을 찾게 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나아가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 음식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 등쳐먹고 각종 사기치고 부정부패 저지르기에 혈안이 된 MB 이하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이여...
놀지 말고 사기치지 말고, 부정부패 그만 저지르고 일좀 하세요!

(설마, 일본에서 김치를 소재로 해서 영화는 만들지 않겠지... -_-;;)